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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글

구절초 < 김 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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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열
2003-01-23 09:16 7,801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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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 시절
  들국화라는 꽃이 따로 있는 줄 알았다

   학교를 마칠때 까지도
   들국화로 부르다가
   서른을 넘어 한참을 더 보내고서야
   구절초뿐 아니라
   쑥부쟁이들과 개미취 벌개미취 버드쟁이도 모두
   들국화라는 걸 비로서 알았다.

   꽃을 찾아 詩를 쓰며
   불혹을 넘기고 지천명을 바라보는
   지금에서야 제대로 알게 되었으니
   오류를 바로잡는 시간이 너무 길었구나

   뜰에서 기르던 국화도 집을 나가면
   들국화로 불려지는 것,
   살면서
   얼마나 많은것을 잘못 알고 그르쳐 왔을까
   얼마큼 동뜬 세월을
   저도 모르게 저지르는 잘못으로 또 아파할까

   이제 긴 여름이 끝났으니
   구절초를 가슴에 심어 놓고
   빈 산 빈 들 찬바람 볼 때마다
   웃음의 꽃그늘 가듣 짙은 향을 채우고 싶다.

                                                        김    승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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