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절초 미소 (주선화)

주선화
2003-04-06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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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구절초 미소
주선화
툇마루에 쪼그려 앉은 할머니
저물어 가는 햇빛
무릎팍으로 스며들고
굽바자 너머
하늑하늑한 벼 고개 떨구고
고즈넉한 적막감
추녀밑으로 사라지고
귓바람으로 들려오는
수상쩍은 바람소리
강아지풀 솜털 송송 날아다니며
손님인 냥 걸터 앉는다
검버섯 듬성한 손으로
저어 날려 보내며
먼 풍장소리 길을 떠돌고
갈매 빛 자리 골안개 되어
몽긍몽글 떠오르며
갈래머리 소녀
안개사이로 보인다
입가에 희미한 구절초 미소
얼굴 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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