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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글

국화주 <박옥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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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범
2003-02-26 11:38 9,052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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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 화 주
                          박옥하
가냘프게 피어난 국화꽃  
하얀 유리병 속에서  
제 자신도 취해
그윽한 향기 뿜어내는  
향에 취해  
혀끝으로 타고 흐르는  
맛에 취해  
감미로운 열기  
온몸으로 하나가 된다  

가슴깊이 꽁꽁 묶어두었던  
삶의 덫 풀려
온갖 근심도 걱정도 모두
저 넓고 넓은 세상 속에  
풀어 내보내고  
활활 타오르는 욕망과  
뜨겁게 달아오른 열정을 사르고  
호숫가에서  
함께 자맥질하며 흔들리는 숲  
눈을 들면  
함께 흔들리는 온 세상  
혀끝에 남은 향 짙은 국화주 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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