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국화의 향기

이재경
2003-12-11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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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외딴 두메 산골에 들국화가 한그루 서 있었다.
누구 하나 기다리지도 않고, 누구 하나 반겨 주지도 않는데 꽃이 피게 되었다.
들국화는 투덜 거렸다.
"이런 두메에서는 애써 꽃을 피울 필요가 없어. 그저 억새로나 하얗게 흔들릴 일인데."
이때 곁에 있는 돌부처님이 이끼가 낀 입을 열었다.
"나도 있지 않느냐 ? 들국화야."
들국화는 목을 움츠려 들이면서 말했다.
"나는 덤덤한 당신이 싫어요. 철이 지났지만 멋쟁이 나비라도 찾아와 주었으면 좋겠어요. 아니면 어여쁜 소녀의 가슴에라도 안겨 가고 싶어요. 그런데 이 신세가 뭐예요 ? 이렇게 하염없이 피어나서 하염없이 저버린다는것이 너무도 억울해요."
돌부처님이 비바람에 마모된 눈으로 그윽히 들국화를 바라 보았다.
"들국화야, 이런것은 생각해 보지 않았니 ? 우리가 이 한데서 기도함으로 이 세상 누군가가 받을 위로를 말이야."
돌부처님은 먼 하늘의 노을 한테로 눈을 준채 말을 이었다.
"우리가 밤하늘의 이름없는 별들처럼 외딴 자리를 지킴으로 해서 이 세상이 그래도 태양을 좇아 갈 수 있는 것이란다. 그리고 이 세상의 빛 또한 아직 꺼지지 않는 것은 산천의 꽃들이 도회의 쓰레기 보다도 많기 때문이란다."
"부처님은 언제부터 그런 마음으로 사셨어요 ?"
"천년도 더 되었단다."
"천년이나요 ?"
들국화는 입을 다물었다. 들국화는 돌부처님한테 몸을 기대었다.
"나의 향기 받으세요. 부처님."
누구 하나 기다리지도 않고, 누구 하나 반겨 주지도 않는데 꽃이 피게 되었다.
들국화는 투덜 거렸다.
"이런 두메에서는 애써 꽃을 피울 필요가 없어. 그저 억새로나 하얗게 흔들릴 일인데."
이때 곁에 있는 돌부처님이 이끼가 낀 입을 열었다.
"나도 있지 않느냐 ? 들국화야."
들국화는 목을 움츠려 들이면서 말했다.
"나는 덤덤한 당신이 싫어요. 철이 지났지만 멋쟁이 나비라도 찾아와 주었으면 좋겠어요. 아니면 어여쁜 소녀의 가슴에라도 안겨 가고 싶어요. 그런데 이 신세가 뭐예요 ? 이렇게 하염없이 피어나서 하염없이 저버린다는것이 너무도 억울해요."
돌부처님이 비바람에 마모된 눈으로 그윽히 들국화를 바라 보았다.
"들국화야, 이런것은 생각해 보지 않았니 ? 우리가 이 한데서 기도함으로 이 세상 누군가가 받을 위로를 말이야."
돌부처님은 먼 하늘의 노을 한테로 눈을 준채 말을 이었다.
"우리가 밤하늘의 이름없는 별들처럼 외딴 자리를 지킴으로 해서 이 세상이 그래도 태양을 좇아 갈 수 있는 것이란다. 그리고 이 세상의 빛 또한 아직 꺼지지 않는 것은 산천의 꽃들이 도회의 쓰레기 보다도 많기 때문이란다."
"부처님은 언제부터 그런 마음으로 사셨어요 ?"
"천년도 더 되었단다."
"천년이나요 ?"
들국화는 입을 다물었다. 들국화는 돌부처님한테 몸을 기대었다.
"나의 향기 받으세요. 부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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