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절초가 지면 가을도 가네

이재경
2008-09-01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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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절초가 지면 가을도 가네
미송 오 정자
현관을 나오다
나무계단 옆에서 구절초를 보았네
보랏빛 작은 꽃잎들과 몽우리들
쑥부쟁이 산국화와 함께
들에서 핀다는 들국화
차가운 손 데펴주고
통증 가라 앉히고
진무른 상처마다 아물게 한다기에
원인을 알수 없는 슬픔이 밀려도
꽃잎을 쓰다듬다가 울었어
어느 하늘 아래서 살다가 왔길래
가는 바람에도 그리 흔들리는지
지나는 사람들 유희처럼 느끼기도 하고
한번 꺾이면 살아남지 못할 꽃이라
흔한 애상으로 눈길 주지만
밤새 다려놓은 눈물로 목젖 적셔주고
순한 몸 짓이겨 발라 주기도 하면서
내 온갖 토악질마저 베겟잎으로 닦아준
네 고운 사연들을 알고 있을까 ?
낙엽이 진다고
단풍이 붉게 물들어 간다고
가을이 다 가는것은 아닐거야
밤새 흘린 눈물로 내려놓은 약은
그 향기에 취해 장들곤 하였지만
꽃잎새 살포시 눕기도 했지만
만약 현관문을 나가는 계단 아래
구절초 쓰러져 사라진다면
아 아 ;; 슬픈 나의 가을도 가네
네가 지고 말면 내 영원한 가을도 가고 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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